[여행+] 그래도 여름, 탐라에 감수광…탐나는 곳 옵서예

# 밭담길 따라 동네 한 바퀴


제주만의 풍경이 담긴 길을 걷고 싶어 찾아간 곳은 애월 물뫼힐링팜이다. 양희전 물뫼힐링팜 대표를 따라 밭담길 트레킹을 체험했다. "예전부터 제주 밭담을 보고 `흑룡만리`라 불렀습니다. 제주에 있는 밭담을 전부 이으면 만리장성보다 길다고 하네요." 밭담은 현무암 등 돌을 이용해 밭 경계를 구분 지은 담을 말한다.

제주도 전역에 분포하는 밭담은 약 2만2000㎞에 이른다. `백세로` 언덕을 오르자 양 대표가 발을 멈추고는 엉뚱한 질문을 한다. "살면서 서리 못 해보신 분 있나요?" 무슨 일인가 싶어 귀가 쫑긋해진다. "초당옥수수라고 들어보셨어요? 사탕수수와 옥수수를 교배해서 만든 건데, 제주도에서는 6월 초당옥수수를 수확합니다. 여기 제 밭이니까 얼른 들어가서 하나씩 따 오세요." 초당옥수수는 생으로 먹을 수 있다. 수산봉 중턱에선 명상이 진행된다. 녹나무차를 마시면서 한라산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약 3㎞ 트레킹 후 빙떡, 콩국, 찰옥수수밥, 닭고기산적, 김치말이 등 정갈하고 건강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나면 밭담 트레킹이 종료된다. 식사와 트레킹이 포함된 프로그램 반나절 프로그램 1인 4만원. 

# 맨발 걷기·족욕·낮잠…

호근동 서귀포 치유의 숲은 평균 수령이 60년 이상 된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로 가득한 곳이다. 총면적은 174㏊이며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주중은 300명, 주말엔 600명으로 제한해 숲을 호젓하게 즐기기 좋다. 양은영 산림치유지도사와 맨발 걷기, 족욕 그리고 낮잠 체험을 했다. "지금 걸으시는 길은 `노고록` 무장애숲길입니다. 노고록은 제주말로 `편안하다`는 뜻이에요." 비를 머금은 흙길을 밟는 기분이 마치 보송한 솜이불 위를 걷는 것 같았다. 땅에 떨어진 오디를 지르밟는다. 알맹이가 `톡` 하고 터져 으깨지는 느낌이 발바닥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뜨끈한 히노키탕에 발을 담그자 금세 피로가 싹 가셨다.

족욕을 끝내고 숲 안쪽으로 이동해 나무 침대 여섯 개가 나란히 놓인 공간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15분간 낮잠 시간이 주어졌다. 눈을 감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본다. 날도 흐린데 숲이 워낙 우거져 시간대가 가늠되지 않는다. 1만7000원을 내고 예약하면 인근 호근동 마을 주민이 직접 만든 치유 밥상을 맛볼 수 있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산림 치유 프로그램 어른 2만원, 어린이·청소년 1만원.

# 섬 속 황금들판 하논 분화구

이번 여행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제주에서도 쌀이 난다는 것.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다며 향한 곳은 서귀포시 서홍동 `하논분화구`다. 간혹 밭에서 쌀을 수확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논농사는 여기가 유일하다. 하논분화구에서 생산한 쌀은 막걸리나 소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분화구 전체 면적은 126만㎡, 분화구 바닥 면적은 약 21만6000㎡. 이 중에 논은 약 6만6000㎡다. 국내 최대 분화구로 둘레가 약 3.7㎞에 달한다. 약 500년 전부터 벼농사를 지었을 거라고 추정한다. 6월 둘째 주 이곳에선 모내기가 한창이었다. "500여 년 전까지 호수가 있고 가운데 섬까지 있었어요. 농사를 짓기 위해 인위적으로 물을 뺀 거죠. 하논분화구를 두고 물을 채워 옛 호수 모습을 되찾자는 의견도 있고 500년 동안 경작해온 논을 보존하자는 목소리도 있어요." 허예심 해설사가 말했다.

방문자센터에서 계단을 타고 분화구 속으로 내려갔다. 분화구 안 용천수에선 하루 최소 1000t의 물이 나온다. 흙이 30㎝ 쌓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1000년. 이곳 퇴적층이 약 15m니까 5만년 세월이 이곳에 쌓인 셈이다.


# 천혜의 휴양지서 오프로드 체험


해외 대체 여행지로 제주가 떠오르면서 다양한 체험거리가 생겨나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에서 진행되는 `제라진 제주오프로드` 투어도 그중 하나다. 오프로드 전용으로 개조한 차를 타고 전체 면적 13만평에 달하는 목장을 누빈다.

총길이 6.5㎞를 내달리며 급경사를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진흙탕, 사면 타기 등 곡예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경험한다. 캠프에서 안전수칙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곧장 오프로드 전용 차량에 6명씩 나눠 탑승했다.

목장 입구 앞에서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오프로드가 시작된다.

 시멘트를 바른 임도 정도를 상상했는데, 웬걸 일반 사람이 보면 어디로 가야 할지 전혀 모르겠는 진짜 야생이 펼쳐졌다.

개나리색 1991년식 코란도와 하늘색 1990년식 코란도 두 대가 흙먼지를 잔뜩 내며 질주했다. `쿵쿵쿵` 차가 흔들리는 건 기본, 급경사로를 통과할 땐 `붕` 하고 떠올랐다 바닥으로 내던져지듯 아찔하다. 투어 중 언덕전망대와 벵뒤못에 멈춰 제주 자연을 배경으로 기념촬영도 해준다. 투어 시간은 약 50분, 1인 3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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